테니스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포츠지만, 나라별로 입문 과정과 문화는 조금씩 다릅니다. 특히 일본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비슷한 스포츠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테니스를 배우고 즐기는 방식에서는 차이가 보입니다. 저는 지난 몇 년간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테니스를 경험하면서 이러한 차이를 직접 느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두 나라의 테니스 입문 문화 차이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입문 경로와 동호회 문화의 차이
한국에서 테니스는 최근 몇 년 사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스포츠 클럽화’와 ‘생활 체육 활성화’ 정책 덕분에 공공 코트 이용이 쉬워지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졌습니다. 한국 입문자는 주로 성인 이후 동호회에 가입해 레슨을 받거나 지인 소개로 코트에 나오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처음 테니스를 접했을 때 지인의 권유로 지역 동호회에 가입해 주말마다 코치를 초빙한 그룹 레슨에 참여했습니다. 비교적 자유롭고 캐주얼하게 접근하는 문화가 특징입니다.
반면 일본은 학교 운동부(부활동) 문화가 발달해 있어 청소년기부터 테니스를 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테니스부에 들어가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성장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입문자는 어린 시절부터 테니스를 해온 사람들이 많고, 성인이 되어도 학생 시절의 경험을 살려 쉽게 복귀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일본 동호회 문화는 상대적으로 조직적이고 규칙적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모여 연습하고, 경기 진행 방식이나 역할 분담이 철저합니다. 처음 일본에서 동호회 경기에 참여했을 때, 연습 시작 전 모두가 모여 구호를 외치며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코트 인프라와 이용 환경 차이
한국은 최근 공공 코트 수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도심에서는 예약 경쟁이 치열합니다. 특히 주말 코트 예약은 몇 초 만에 마감되기도 합니다. 대신 사설 실내 코트나 유료 레슨장이 많이 늘어나 초보자들도 비교적 쉽게 입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패들 테니스’나 ‘피클볼’ 같은 신종 라켓 스포츠 열풍이 불면서 테니스와 병행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공공 테니스 코트가 오래전부터 잘 갖춰져 있어 동네마다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서도 비교적 저렴하게 코트를 대여할 수 있고, 지방으로 갈수록 예약 경쟁이 덜해 초보자들이 꾸준히 연습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전통적 규칙 준수’ 문화가 강해, 코트를 사용할 때 엄격한 예약 절차와 복장 규정을 지켜야 합니다. 제가 일본에서 경험했던 한 공공 코트는 라켓 가방 보관 위치, 입장 순서, 심지어 경기 전 인사 방법까지 안내문으로 붙어 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학습 방식과 훈련 태도
한국 입문자는 빠르게 경기 참여를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 레슨이나 소그룹 레슨을 몇 달 받으면 바로 동호회 경기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경쟁보다는 즐거움과 커뮤니티를 중시하는 한국 특유의 문화에서 비롯됩니다. 또한 온라인 영상 강좌와 SNS를 통해 독학하는 입문자도 늘고 있습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유명 코치들의 레슨 영상을 보고 직접 시도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저도 한국에서 입문할 때는 유튜브 채널을 참고해 스윙 교정을 스스로 시도한 경험이 있습니다.
반면 일본 입문 문화는 기초를 매우 중시합니다. 테니스부 출신 코치들이 많아 처음에는 ‘폼 만들기’와 ‘기본기 반복 훈련’에 집중합니다. 단순히 공을 넘기는 것보다 발놀림과 타점 감각, 스트로크 정확성을 장기간 훈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덕분에 일본 입문자들은 일정 수준에 도달했을 때 안정적인 스트로크와 체계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화는 초보자가 재미를 느끼기 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은 빠른 참여 중심, 일본은 기본기 중시라는 점에서 접근 방식이 확연히 다릅니다.
결론
2025년 현재 일본과 한국의 테니스 입문 문화는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은 성인 중심, 빠른 참여와 커뮤니티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독학 문화가 활발합니다. 반면 일본은 청소년 시절부터 시작하는 체계적 훈련, 규칙과 질서를 중시하는 동호회 문화, 기초 중심 훈련이 특징입니다. 두 문화는 각자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입문자가 어떤 환경에서 배우느냐에 따라 테니스 경험이 달라집니다. 한국에서 입문하면 비교적 쉽게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즐겁게 시작할 수 있는 반면, 일본에서 입문하면 조금 더 엄격하지만 안정적인 기본기를 쌓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 시작하든 꾸준함과 즐거움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두 나라의 차이를 이해하고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하면 테니스를 더 오래, 더 즐겁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