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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엘보의 모든 것 (원인, 치료, 예방법)

by knowcatch 2025. 8. 21.

테니스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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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공포의 단어, '테니스 엘보'. 팔꿈치 바깥쪽에 찾아오는 이 지긋지긋한 통증은 왜 생기는 것이며, 어떻게 치료하고 예방해야 할까요? 테니스 엘보의 정확한 의학적 원인부터 효과적인 치료법, 그리고 가장 중요한 예방법까지, 이 고질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모든 것을 더욱 깊이 있게 알려드립니다.

통증의 시작점, 테니스 엘보의 진짜 원인(Causes)

'테니스 엘보'의 정식 의학 명칭은 '외측 상과염(Lateral Epicondylitis)'입니다. 이는 팔꿈치 바깥쪽의 튀어나온 뼈(외측 상과)에 붙어있는 힘줄, 특히 손목을 펴는 역할을 하는 '단요측수근신근(Extensor Carpi Radialis Brevis, ECRB)'이라는 특정 힘줄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져 미세한 파열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테니스 엘보가 테니스 선수에게만 생기는 병이라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손목과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 요리사, 목수,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 하지만 유독 '테니스'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잘못된 백핸드 동작이 이 부위에 직접적인 과부하를 주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테니스에서 테니스 엘보를 유발하는 기술적 원인은 매우 구체적입니다. 특히 한 손 백핸드를 구사할 때, 어깨와 몸통 회전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고 오직 팔의 힘, 특히 팔꿈치를 앞으로 내밀며 손목으로만 공을 '때리려고' 할 때 모든 충격이 팔꿈치 바깥쪽 힘줄에 집중됩니다. 또한, 공이 몸 뒤쪽, 즉 늦은 타점에서 맞거나 라켓의 중심(스위트 스폿)을 벗어난 곳에 자주 맞을 때도 충격이 팔꿈치로 그대로 전달됩니다. 이는 백핸드뿐만 아니라, 과도한 손목 사용이 동반된 포핸드나 서브 동작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비의 문제 또한 중요한 원인입니다. 자신의 근력에 비해 너무 무겁거나 프레임이 단단한(Stiffness가 높은) 라켓은 공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팔에 전달합니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딱딱한 '폴리에스터' 스트링을 너무 높은 텐션(장력)으로 사용하는 것은 팔꿈치에 가해지는 부담을 극대화시켜 테니스 엘보의 주범으로 꼽힙니다. 결국 테니스 엘보는 단 한 번의 충격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자세와 부적합한 장비, 그리고 과사용이라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힘줄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과부하 증후군'입니다.

휴식부터 수술까지, 효과적인 치료법(Treatments)

테니스 엘보 진단을 받았다면, 치료는 크게 '급성기 관리', '재활 단계', 그리고 '적극적 치료'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통증이 막 시작된 급성기에는 무엇보다 '휴식'이 최우선입니다. 통증의 원인이 되는 활동(테니스, 무거운 물건 들기 등)을 즉시 중단하고 팔꿈치에 휴식을 주는 것이 모든 치료의 시작입니다. 이때는 'RICE' 요법(Rest:휴식, Ice:냉찜질, Compression:압박, Elevation:거상)이 효과적입니다. 하루에 여러 번 15~20분씩 통증 부위에 냉찜질을 하면 염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시기에는 병원에서 처방하는 소염진통제 복용이나 물리치료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재활 단계로 넘어갑니다. 무작정 쉬기만 하면 힘줄과 근육이 약해져 재발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는 손상된 힘줄을 강화하기 위한 전문적인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수건을 비틀어 짜는 동작이나 가벼운 무게를 들고 손목을 천천히 내렸다가 버티면서 들어 올리는 '편심성 운동(Eccentric exercise)'은 힘줄의 회복과 강화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팔꿈치 바로 아래에 착용하는 '카운터포스 브레이스(Counterforce brace)'는 힘줄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 일상생활의 통증을 줄여주는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수개월간의 보존적 치료와 재활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적극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체외충격파 치료(ESWT)'입니다. 통증 부위에 강력한 충격파를 가해 손상된 힘줄의 혈류를 개선하고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는 비수술적 치료법입니다. 의사의 판단에 따라 스테로이드 주사를 고려해 볼 수 있으나, 단기적인 통증 완화 효과는 뛰어나지만 반복적으로 맞을 경우 오히려 힘줄을 약화시킬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자신의 혈액에서 성장인자를 추출하여 주사하는 '혈소판 풍부 혈장(PRP)' 주사 치료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모든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만성적인 통증이 지속된다면, 마지막으로 손상된 힘줄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최선의 치료는 예방, 재발을 막는 방법(Prevention)

테니스 엘보를 겪어본 사람들은 모두 입을 모아 말합니다. "최고의 치료는 예방"이라고. 테니스 엘보를 예방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바로 '올바른 자세'를 익히는 것입니다. 특히 한 손 백핸드를 구사할 때는 팔이 아닌 몸통의 회전력을 이용하여 스윙하고, 항상 몸 앞쪽에서 임팩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문가에게 레슨을 받아 자신의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투자입니다. 두 번째는 '장비 점검'입니다. 자신의 근력 수준에 맞는 적절한 무게와 유연성을 가진 라켓(Stiffness, 즉 RA 수치가 낮은 라켓)을 선택하고, 스트링 텐션을 너무 높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팔에 충격이 많이 가는 폴리에스터 스트링보다는 진동 흡수 기능이 뛰어난 부드러운 '멀티필라멘트'나 '내추럴 것' 스트링을 사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봐야 합니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과 전신 근력 강화' 역시 필수적입니다. 운동 전에는 가벼운 조깅 후 손목, 팔꿈치, 어깨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는 동적 스트레칭을, 운동 후에는 힘줄과 근육을 부드럽게 늘려주는 정적 스트레칭을 반드시 시행해야 합니다. 또한, 아령이나 고무밴드를 이용한 '전완근 강화 운동'은 물론, 강력한 스윙의 충격을 팔꿈치가 아닌 몸 전체로 분산시키기 위해 어깨, 등,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전신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늘려 힘줄이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하며, 팔꿈치에 약간의 통증이라도 느껴지기 시작하면 절대로 무리해서는 안 됩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만성적인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통증은 우리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임을 명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야말로 테니스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테니스 엘보는 단순히 팔꿈치만의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스윙 자세, 부적합한 장비, 과도한 훈련, 그리고 불충분한 휴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입니다. 따라서 치료 역시 통증 부위에만 집중하기보다는, 통증을 유발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교정하는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올바른 자세를 배우고, 자신의 몸에 맞는 장비를 사용하며, 운동 전후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를 습관화하는 것. 이 세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지긋지긋한 테니스 엘보의 고통에서 벗어나 평생 건강하게 테니스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