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를 시작하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사는 게 나을까, 아니면 미국에서 직구하는 게 나을까?” 저도 테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직구가 싸다는 글도 많고, 또 어떤 글에는 관부가세나 배송 문제 때문에 별 차이 없다고도 하더군요. 결국 저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실제 가격을 비교해봤습니다. 라켓, 테니스화, 그리고 소모품까지 나눠서 살펴봤는데 결과가 조금 의외였습니다. 무조건 직구가 싼 것도 아니고, 무조건 국내 구매가 편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가격을 조사하고 직접 구매해 본 경험까지 포함해, 한국과 미국 테니스 장비 가격 차이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라켓과 테니스화, 어디서 사는 게 더 유리할까?
라켓은 테니스 장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아이템입니다. 초보자용 모델부터 프로 선수용 모델까지 가격 차이가 꽤 크죠. 한국에서는 윌슨 클라시, 요넥스 이존, 바볼랏 퓨어 드라이브 같은 입문용 모델이 대략 12만~18만 원 정도입니다. 조금 더 상급 모델로 가면 25만~32만 원 정도 하는데, 미국 Tennis Warehouse 같은 전문몰을 보면 동일 모델이 보통 229~259달러(약 30만~34만 원) 정도에 올라 있습니다. 처음엔 ‘역시 미국이 싸네?’라고 생각했지만, 직구를 하려면 배송비가 최소 3만~5만 원 들고 200달러가 넘으면 관부가세가 붙습니다. 저는 한 번에 두 자루를 사면서 세일 기간을 노려 20만 원 정도 절약했는데, 한 자루만 샀다면 사실상 차이가 거의 없었을 겁니다.
테니스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발이 좁은 편이라 아식스 젤 레졸루션이 잘 맞아서 그 모델만 신는데, 한국에서는 16만~17만 원 정도, 미국에서는 정가가 120~160달러(16만~21만 원)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세일 폭이 커서 99달러(약 13만 원)까지 내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미국 세일 기간에 사면 꽤 저렴하지만, 사이즈가 조금만 안 맞아도 교환이 어렵습니다. 저도 처음에 직구한 신발이 발볼이 살짝 안 맞아서 결국 중고로 팔고 다시 한국에서 샀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첫 신발은 무조건 매장에서 신어보고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소모품, 가격 차이가 있을까?
테니스 그립 테이프는 소모품 중 가장 자주 바꾸는 아이템입니다. 저는 손에 땀이 많아서 거의 2주에 한 번씩 교체하는 편인데, 한국에서는 윌슨 오버그립 3개입이 보통 8천~1만 2천 원 정도입니다. 미국에서는 6~8달러(약 8천~1만 원) 정도라 사실 큰 차이는 없습니다. 스트링은 조금 다릅니다. 미국에서 스트링 자체 가격은 12~18달러(약 1만 6천~2만 4천 원)인데 작업비가 별도고, 한국에서는 보통 스트링 가격+작업비가 2만~3만 원 선이라 최종적으로는 거의 비슷합니다. 테니스 볼은 조금 차이가 납니다. 한국에서 4개입 한 캔이 1만 2천~1만 5천 원 정도인데, 미국은 4~6달러(약 5천~8천 원) 정도라 확실히 저렴합니다. 하지만 테니스 볼은 부피와 무게가 커서 여러 캔을 직구하면 배송비가 많이 붙어 버립니다. 저도 한 번 대량으로 직구했다가 배송비만 6만 원 넘게 나와서, 차라리 국내 할인 행사를 기다리는 게 낫겠다고 느꼈습니다.
결론: 어떤 선택이 더 합리적일까?
결국 어디서 사는 게 더 낫냐는 ‘무엇을 사느냐’와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라켓과 테니스화는 정가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미국이 조금 더 저렴할 수 있지만, 세일 시기와 환율, 관부가세, 배송비까지 고려해야 하죠. 소모품은 거의 차이가 없고, 테니스 볼만 미국이 확실히 싸지만 배송비 때문에 크게 메리트가 없습니다. 만약 테니스 장비를 처음 사는 초보자라면 그냥 한국에서 사는 걸 추천합니다. 매장에서 직접 잡아보고, 신어보고, 필요하면 바로 교환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 이미 자신에게 맞는 라켓과 신발 모델을 알고 있고, 미국 세일 시기를 잘 맞출 수 있다면 직구가 확실히 유리할 때가 있습니다. 저도 이제는 신발 모델이 정해져 있어 미국 세일 때 가끔 직구를 하지만, 첫 구매 때는 무조건 매장에서 사는 게 편했습니다. 정리하면, “무조건 직구가 싸다”는 옛말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고, 어떤 사람은 국내 구매가 편하고 어떤 사람은 직구가 이득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가격이 아니라, 장비가 나에게 잘 맞는지입니다. 테니스는 결국 손에 잡히는 감각, 발에 맞는 착화감이 실력 향상에 더 큰 영향을 주니까요.